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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Macbeth, Casino Royal

12/15 Macbeth

압도적이고...

영국이 야만인같다는 것도 이해.

그렇지만 그 가죽을 질끈 둘러매는 것이, 창백한 얼굴에 검은색 무늬를 그려넣는 것이, 그 어둡고 습한 배후가 너무나도 음울하고 아름다웠다. 스코틀랜드... 아름다운 곳이다.

마지막에 달려가는게.. 아직 성립되지 않은 예언. 원작에서는 회수되지 않았던 떡밥.


마녀들을 마녀가 아니라 무언가 신비로운 존재로 그렸다는 것도 인상깊다.

단순히 악하고 경박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음침하고, 소름끼치고, 마치 시체와도 같지만 미래를 보고 경고하는 운명의 자매들.


맥베스 부인의 감정 묘사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해야겠다.

맥베스도. 인정 많지만 야심 있고, 그렇지만 죄책감이 강렬한 그. 그를 바꾸어버린 것은 맥베스 부인의 힘. 그녀에 대한 사랑. 다른 모든 것보다 자신의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두려웠던 그.

사랑일까, 인정일까.

그리고 그를 사랑하여 모진 말로 성공의 길로 밀어넣었지만, 자신만을 위해 그런 결심을 한 그가 점점 자신을 무시하고 미쳐가는 것을 보며 죄책감에 빠지고 후회하는 부인.

결국 그 둘은 아이가 없었다. 아이가 없었음에도 다른 사람이 뒤를 잇는다는 것을 경계한 바보같은 그들.


실화인가.


셰익스피어가 공부하고 싶어졌다.

이런 것이 극의 묘미인가, 생각하게 했다. 

대본을 읽을 때에는 전혀 아무 임팩트도 없었던 글이, 극본이,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을 통해 이토록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극을 읽자마자 그런 연출이 생각난다는 것이. 셰익스피어는 이런 것을 의도했던 걸까 아니면 그 당시에 살려낼 수 있는 것의 한계가 있었던 걸까. 연출이 얼마나 중요한가. 연출과 작가가 왜 대립하는가. 이런 영화는 만들 때부터 알 수 있었나. 자신은 이런 것을 의도했으나 이런 결과가 안 될 수 있을까. 저런 연출을 사용하고도.


연출. 슬로우 모션. 화면이 통째로 올라오는 것. 정지 화면.

마치 혼란한 세상의 나락에서 홀로 빠져나오는 것만 같은 연출. 끔찍한 난전의 아름다운 색감.


맥베스 부인의 화장이 너무 예뻤다...


12/16 Casino Royal

저런 식으로 꼬시면 나는 여유도 없고, 굳어서, 버벅거리다가, 거절하거나, 딱딱하게 따라갔겠지.

저렇게 유연하게 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바다와, 말과, 긴 머리를 휘날리는 여자. 이 조합이 얼마나 신선하고 아름답고 어울리지 않는데 바라게 만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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